[프라임경제] 생맥산(生脈散)은 허약해진 맥을 살리는(生)약으로 여름철 원기(元氣)를 회복시키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생맥산은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물에 달여 여름에 물 대신 마시는 음료로 '동의보감'에 의하면 '사람의 기(氣)를 도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게 하고 폐를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나와있다.
생맥산은 허준 선생께서 중국 이동원(李東垣) 의사가 저술한 '내외상변혹론(內外傷辨惑論)'에서 인용한 처방으로 '내외상변혹론'는 모든 병의 원인은 비장(췌장)과 위장이 허약해져서 발생한다는 관점에서 처방을 하다보니 인삼으로 허약해진 비장과 위장을 보했다고 되어 있다.
인삼은 대표적인 소음인의 보약이고 맥문동과 오미자는 대표적인 태음인의 보약으로 여름철에 이 두 체질이 생맥산을 복용하면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지만 소양인은 생맥산으로 원기회복 효과를 보기 힘들다. 오히려 소양인은 생맥산을 복용하는 것이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소양인인 필자도 생맥산을 복용하면 피부에 트러블이 생긴다.
이렇듯 아무리 유명한 여름보약인 생맥산이라 하더라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4가지 체질을 알고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처럼 생맥산은 소음인에게 가장 좋은 보약이고 그 다음이 태양인, 태음인순이며 소양인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각 체질별로 여름철 보양식과 여름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한약은 무엇이 있을까.
태양인은 흩어지고 배출하려는 기운이 강해 건강을 잃기 쉬운데 특히 여름철에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구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폐의 기운이 강하고 간의 기운이 부족한 탓에 기운을 안으로 모아주고 간을 보해야 하는 태양인에게는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채소 종류의 음식이 도움이 되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해물탕이 좋다.
만일 육고기가 빠진 해물샤브샤브라면 최선의 선택이다. 한약으로는 △미후도 △목과 △포도근 △노근 △앵도 △오가피 △송화 등이 들어간 '미후도식장탕'을 복용하면 열을 내리고 갈증을 가시게 하며 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 효과가 있으며 원기회복을 할 수 있다.
태음인은 안으로 수렴하려는 기운이 강해지기 쉬워 폐의 기운이 약하다 보니 여름철에 감기도 자주 걸리는 체질로 여름철이라고 너무 차가운 음식이나 차가운 음료를 많이 마시면 안 되고 과식을 삼가야 한다. 태음인의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설렁탕이나 소고기 뭇국이 좋으며 버섯전골도 좋다. 한약으로는 △갈근(칡) △황금 △보본 △나복자 △길경 등이 들어간 '열다한소탕'을 복용하면 간에 열이 쌓이는 것에 도움이 되며 여름철 습열을 제거하여 몸이 처지고 무거운 몸을 가볍게 해 과도한 땀을 잡아주는 등 원기회복을 할 수 있다.
소양인은 비위장의 열기가 과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체질로 평소 서늘하고 맑은 기운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스트레스를 피하고 급한 성격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약한 신장기능을 보하는 돼지고기 수육이나 비·위장의 열을 내려주는 보리차나 수박, 참외 등 여름철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은 태생적으로 비·위장의 기능이 약해 소화장애를 겪기 쉽고 여름철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복통이 생기기 쉬운데 덥다고 찬 음식인 우유나 보리차를 많이 섭취하면 양기가 소모되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또 소음인은 땀을 많이 흘리면 건강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이로인해 여름철에 몸을 데워주는 삼계탕이 소음인의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약으로는 △황기 △인삼 △백출 △당귀 등의 약재를 사용한 '보중익기탕'으로 소음인의 부족한 비위의 기운을 돕고 여름철 과도한 땀으로 인해 빠진 진액을 보충해 준다.
이처럼 여름철에 보양식을 먹을 때는 자신의 체질을 먼저 잘 따져 내 몸에 가장 잘 맞는 음식과 처방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환석 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22.07.01